산란 길 막힌 개구리들, 이제는 사다리 타고 ‘폴짝’

지난 10일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대전 동구 식장산 세천저수지 아래 보에 설치된 개구리사다리를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대전 동구 식장산 세천저수지 아래 웅덩이 앞. 작은 보로 인해 생긴 웅덩이 곳곳에서 검은색 개구리알 덩어리들이 목격됐다. 개구리알 덩어리는 그 수를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그것은 북방산개구리들이 최근에 낳은 알들이다. 이곳에서 북방산개구리 약 500마리가 알을 낳은 대규모 산란지를 발견했다. 대부분 이 웅덩이 일대에서 서식하던 북방산개구리가 산란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방산개구리는 환경부가 ‘2020 기후위기 지표종’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는 동물이다. 북방산개구리를 포함한 양서류는 이동할 수 있는 길이 끊기거나 개발에 의해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산란지를 발견하고도 두 단체는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하류에서 산란지를 찾아 올라오고자 하는 다른 북방산개구리의 길이 보로 인해 모두 끊겨 있었기 때문이다. 북방산개구리는 산림지대의 산사면, 계곡 주변의 낙엽·돌·고목 아래, 하천 주변의 초지, 돌무덤 아래에서 서식하는 양서류로 매년 2월쯤 겨울잠에서 깨어나 4월까지 알을 낳는다. 이 개구리는 산란 장소로 웅덩이나 습지 등 고인 물을 좋아하며 유속이 느린 하천 가장자리에 산란하기도 한다. 개구리들이 산란 후 다른 장소로 되돌아가는 길도 높은 콘크리트 보에 막혀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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