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씻은 배달용기의 배신…재활용 ‘가제트 손’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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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산이 있는 그곳에는 혼합플라스틱 재활용 선별장. 재활용 여부의 ‘판결’을 기다리는 형형색색의 플라스틱은 6m 높이의 선별장 천장에 닿을 듯 적재돼 있었다. 선별장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와 연결된다. 1초에 2~3m 정도의 속도로 플라스틱이 냇물처럼 흘렀다. 컨베이어벨트의 굉음으로 현장 근무자들의 말을 듣기가 쉽지 않았다. 약 25m 벨트 주변에는 11명의 직원이 서서 연신 플라스틱을 골라냈다. 눈앞에 지나가는 여러가지의 플라스틱을 순식간에 선별하는 어려운 일을 척척해내는 가제트 팔이 있어지만 선별장의 가제트들은 ‘코로나 트래시’로 최근 체면을 구기고 있었다. ‘배달 용기’가 급증한 탓이다. 안 대표는 “코로나 이후 쓰레기양이 너무 많아졌다. 인력은 줄었는데 선별해야 하는 양은 훨씬 많아져서 전보다 선별력이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재활용할 수 있는 것도 쓰레기로 나가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플라스틱 재활용의 최후의 보루인 ‘가제트 손’에도 과부하가 걸린 셈이다.  최근 소비량이 급증한 ‘코로나 트래시’ 배달 용기는 소비자들이 열심히 씻고 닦아서 분리 배출해도 재활용이 쉽지 않다. 잘 지워지지 않는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있거나 혼합 플라스틱 재질(other)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동학 쓰레기센터장은 “일회용 배달 용기는 재활용하는 공정이 없어 그대로 소각장으로 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플라스틱이랑 다 섞여 있어서 한마디로 ‘귀찮은 플라스틱’”이라고 했다. 이 센터장은 “그래도 일단은 씻을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씻고 분리 배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은 재활용이 안 되는 것은 분리 배출하지 말고 쓰레기로 버려야 하고, 기업은 생산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이 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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